전체 조합원 2269명 중 1181명 참여 주장
비대위, 참석 인원·서면결의서 산정 방식 문제 제기
가처분 결과 따라 시공권과 사업 일정 다시 갈릴 가능성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이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총회 정족수 충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합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와 GS건설 선정을 의결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상대책위원회와 기존 시공사 측은 총회 성립 자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시공사 교체가 사업 정상화의 출발점이 되기보다 또 다른 분쟁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DL이앤씨와 체결한 공사도급계약 해지, GS건설 시공사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은 이번 총회를 통해 GS건설이 새 시공사 지위를 확보했고 DL이앤씨의 기존 시공권은 종료됐다는 입장이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를 재개발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약 48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으로 성남 원도심 재개발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사업지로 평가된다. 사업비 규모도 큰 데다 서울 접근성과 분당·판교 생활권 연계 가능성까지 갖춰 건설업계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조합은 1181명 참석 주장…비대위는 정족수 산정에 의문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임시총회가 적법하게 성립했는지 여부다. 비대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전체 조합원 수는 2269명이다. 도시정비사업 관련 규정상 총회가 성립하려면 전체 조합원의 과반인 1135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조합은 서면결의서를 포함해 총 1181명의 조합원이 총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조합 측 집계가 그대로 인정되면 과반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과 기존 계약 해지 안건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가결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비대위는 실제 참석 인원이 조합이 발표한 수치보다 적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참석자 집계 방식과 서면결의서 인정 범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실질적인 참석 인원이 총회 성립 기준에 미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총회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다면 DL이앤씨 계약 해지와 GS건설 선정 등 주요 안건의 효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정족수 문제는 단순한 숫자 다툼으로 보기 어렵다. 재개발 총회는 조합의 주요 의사결정을 확정하는 절차인 만큼 총회가 적법하게 성립하지 않았다면 의결된 안건 전체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 GS건설의 시공사 지위 역시 총회 효력과 연결돼 있어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DL이앤씨 추가 대응 가능성…시공권 분쟁 다시 법정으로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DL이앤씨는 앞서 진행된 시공사 교체 절차에서도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낸 바 있다. 당시 법원 판단으로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를 유지했고 조합의 시공사 교체 절차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번에도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면 법원은 총회 소집 절차와 참석 인원 산정 방식,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의결 과정의 적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은 본안 소송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특정 결정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절차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GS건설의 시공사 지위는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조합과 GS건설이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시공권 행사나 후속 사업 추진에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가처분이 기각되고 본안 소송에서도 총회 효력이 인정되면 GS건설은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현재 상황은 GS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사실보다 총회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검증이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합원들의 선택이 실제 시공사 교체로 이어지려면 총회 성립과 의결 절차가 법적으로 인정돼야 한다. 법적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시공권의 향방도 완전히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분쟁 길어지면 사업 지연·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되면 가장 큰 부담은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재개발 사업은 시공사 선정과 계약 체결 이후에도 인허가, 이주, 철거, 착공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질 경우 후속 일정이 연쇄적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사업 일정이 늦어지면 금융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정비사업은 사업비와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소송으로 사업이 멈추거나 늦어질수록 조합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이는 결국 조합원 추가 분담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주 예정 시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상대원2구역처럼 규모가 큰 사업은 한 단계가 지연되면 전체 일정도 함께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새 시공사 선정만으로 사업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공사와의 법적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도급계약과 공사비 협상을 마쳐야 실제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사실보다 총회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둘러싼 검증 과정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법원 판단에 따라 시공권의 향방과 사업 일정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 원도심 정비사업의 핵심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사업 규모와 상징성이 큰 만큼 이번 시공사 교체 분쟁의 결과는 해당 사업뿐 아니라 향후 성남 지역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와 조합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S건설 선정을 통해 사업이 새 출발점에 섰지만 실제 정상화 여부는 총회 정족수 논란과 법적 분쟁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