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계약 해지 후 GS건설 선정
4885가구 대단지·조합원 1100여명 찬성
법적 분쟁과 후속 계약이 사업 속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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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이 새 시공사로 GS건설을 선택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사업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조합은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약 1조9000억원 규모, 4885가구 대단지 조성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만큼 실제 사업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DL이앤씨 공사도급계약 해지, GS건설 시공사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 조합 임원 재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서면결의서를 포함해 총 1181명의 조합원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100명 이상이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절대다수가 시공사 교체에 동의하면서 사업 추진 방향은 사실상 GS건설 중심으로 재편됐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노후 주거지를 재정비하는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다. 지하 12층~지상 29층, 43개 동, 4885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규모만 놓고 보면 성남 원도심 재개발사업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양호하고 분당·판교 생활권과도 연계 가능한 입지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은 정비사업지로 평가받아 왔다.

공사비와 브랜드 갈등이 시공사 교체로

시공사 교체의 배경에는 장기간 누적된 조합과 DL이앤씨 간 갈등이 자리한다. DL이앤씨는 대림산업 시절인 2015년 상대원2구역 시공권을 확보했고, 2021년 조합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졌고,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이 장기간 난항을 겪었다.

브랜드 적용 문제도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조합은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는 사업 조건과 브랜드 적용 기준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은 브랜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과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을 들어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 반면 DL이앤씨는 조합 측의 과도한 요구와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이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양측 갈등은 조합 내부 갈등으로도 번졌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이사 2인의 해임안을 가결했지만, 조합 측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합장의 법적 지위는 유지됐다. 이후에도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내부 의견 충돌과 법적 다툼이 이어지면서 사업 일정은 반복적으로 흔들렸다.

조합은 올해 4월 임시총회를 열어 DL이앤씨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지만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은 정족수 부족으로 통과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DL이앤씨가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시공사 지위는 일시적으로 유지됐다. 조합은 다시 총회 개최를 추진했고 지난달 30일 임시총회에서 시공사 교체 안건을 최종 통과시켰다.

압도적 찬성에도 남은 법적 변수

이번 총회 결과만 보면 조합원들의 의지는 분명하다. 참석 조합원 1181명 가운데 1100명 이상이 GS건설 선정에 찬성한 만큼 시공사 교체에 대한 내부 동력은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공사비 협상과 브랜드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조합원들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새 시공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합의 의결과 법원의 판단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법원은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는 취지의 가처분을 인용한 바 있다. 조합이 총회를 통해 계약 해지와 새 시공사 선정을 의결했더라도 본안 소송에서 법적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사업이 다시 법정 공방에 묶일 경우 실제 계약 체결과 착공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GS건설 입장에서도 단순히 총회 의결만으로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합과의 계약 체결, 기존 시공사와의 법적 관계 정리, 공사비와 설계 조건 재협상, 인허가 일정 조정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공사비가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인 만큼 자재비와 인건비, 금융비용 등을 반영한 계약 조건을 둘러싸고 추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시공사 선정은 사업 재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S건설은 대형 정비사업 수행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건설사다. ‘자이’ 브랜드에 대한 조합원 선호도와 수도권 정비사업 실적이 이번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GS건설과 원만하게 계약 조건을 확정하고 법적 리스크를 관리할 경우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성남 원도심 정비사업의 시험대

상대원2구역은 단일 사업지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성남 원도심에서는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이 다수 추진되고 있지만 공사비 갈등, 조합 내부 분쟁, 시공사 교체 문제 등이 반복되면서 사업 속도가 더딘 곳이 적지 않다. 상대원2구역이 시공사 교체 이후 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인근 정비사업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새 시공사와의 계약 협상이 다시 꼬일 경우 사업 지연이 반복될 수 있다. 정비사업은 시공사만 바뀐다고 곧바로 정상화되는 구조가 아니다. 조합 내부의 의사결정 안정성, 공사비 협상, 인허가 절차, 금융조달 여건이 모두 맞물려야 실제 착공과 분양까지 이어질 수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사업 재시동의 계기가 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상대원2구역은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지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과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새 시공사 선정으로 사업 방향은 정해졌지만, 법적 분쟁과 공사비 협상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가 향후 조합원 부담과 사업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은 이제 시공사 교체라는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이번 총회 의결은 사업 정상화의 출발점일 뿐 최종 결론은 아니다. GS건설과의 계약 체결, DL이앤씨와의 법적 관계 정리, 공사비 협상과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이어져야 4885가구 규모 대단지 조성도 현실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시공사 교체가 장기간 표류한 사업의 돌파구가 될지,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될지는 향후 법원 판단과 후속 협상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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