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드삼부홀딩스 인수대금 전액 납입
26일 관계인집회 앞둔 회생계획 분수령
회생과 파산 가르는 마지막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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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리빌드삼부홀딩스가 삼부토건 인수대금 330억원을 모두 납입하면서 회생절차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회생계획 실행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충족됐지만, 최종 성패는 오는 26일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결정된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새 최대주주 체제 아래 정상화 절차가 시작되지만, 부결될 경우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인가 전 M&A를 위한 투자계약 체결 허가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투자계약 당사자를 기존 파레토자산운용 컨소시엄에서 리빌드삼부홀딩스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인수대금 330억원 납입과 SPC 변경

표면적으로는 계약 당사자가 바뀐 정정 공시지만, 핵심은 인수 구조의 정리와 자금 납입 완료다. 리빌드삼부홀딩스는 파레토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삼부토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인수 주체가 사실상 바뀐 것이 아니라 회생형 M&A 실행을 위한 별도 법인이 전면에 나선 구조다.

M&A 시장에서는 투자 위험을 분리하고 향후 지배구조를 명확히 설계하기 위해 SPC를 활용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삼부토건의 경우도 컨소시엄이 직접 인수에 나서는 대신 리빌드삼부홀딩스를 통해 인수 구조를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잔금 납입이다. 삼부토건은 잔금 297억원에 대해 ‘6월 19일 납입 및 질권설정 완료’라고 밝혔다. 앞서 납입된 계약금 33억원을 포함하면 총 330억원 규모의 인수대금 전액이 납입된 셈이다.

회생기업 M&A에서는 투자계약 체결 이후에도 자금 납입 단계에서 변수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330억원 전액 납입은 인수 의사가 실제 자금 집행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자금 납입이 회생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와 법원 인가 절차를 통과해야만 실제 정상화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다.

완전자본잠식과 회생기업 현실

시장 반응이 신중한 이유는 삼부토건의 재무 상태가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삼부토건의 부채총계는 3170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43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누적 결손금은 4888억원에 이른다.

단기 유동성 부담도 크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보다 2484억원 많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영업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57억원, 영업손실은 11억원, 당기순손실은 2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부문은 사실상 중단 상태이며 스틸사업부문도 이미 매각이 완료됐다.

회계법인의 평가도 냉정했다. 삼일회계법인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삼부토건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제시했다.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종속회사인 삼부르네상스와 삼부르네상스더힐 역시 같은 평가를 받았다.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안진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도 회생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든다. 안진회계법인은 삼부토건의 계속기업가치를 마이너스 287억원으로 평가한 반면 청산가치는 762억원으로 산정했다. 회사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편이 채권자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삼부토건이 투자자를 유치한 배경에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무형자산이 자리한다. 삼부토건은 1948년 설립된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하나로 건설업 면허 1호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와 소양강댐, 서울 지하철 1호선 등 국내 산업화 과정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도 참여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시공 실적과 건설면허, 사업 수행 경험,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 등은 단순 재무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신규 법인을 설립해 같은 수준의 건설사로 키우는 것보다 기존 건설 플랫폼을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계인집회와 마지막 변수

삼부토건 회생절차는 지금까지 순탄하지 않았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당초 지난해 7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후 지난해 9월, 11월, 올해 1월, 3월, 4월, 5월 등 총 여덟 차례 연장됐다. 그 과정에서 스토킹호스 방식 M&A도 추진됐지만 최종 성사되지 못했고, 이후 일반 공개매각으로 전환되면서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제 시선은 오는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는 관계인집회로 향한다. 관계인집회에서는 채권자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결정한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인가 절차를 거쳐 리빌드삼부홀딩스 중심의 새 경영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반대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되거나 법원이 인가를 거부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회생절차가 중단되고 파산 절차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채권자들은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배당을 받게 되며 협력업체와 하도급 업체, 사업장 계약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30억원 납입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회생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삼부토건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30억원의 투자금은 회생을 위한 출발점일 뿐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 공은 채권자와 법원으로 넘어갔다. 오는 26일 관계인집회 결과에 따라 삼부토건은 새 최대주주 체제에서 재도약을 시작할 수도, 78년 역사를 뒤로하고 청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이번 한 주가 삼부토건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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