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두바이 손해배상 일부 충당부채 반영…중재 결과 변수
리비아 발전소는 착공 20년 가까이 진행…장기미수채권 3994억원
신규 수주보다 기존 해외 프로젝트 정산·회수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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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대건설이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리스크를 여전히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 초대형 관광시설인 ‘아인두바이(Ain Dubai)’ 프로젝트에서는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한 손실 가능성을 재무제표에 선제적으로 반영했고, 리비아에서는 2007년과 2010년 착공한 발전소 사업이 2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해외 수주 경쟁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과거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분쟁과 장기 미수채권이 재무제표에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UAE 아인두바이 프로젝트와 리비아 발전소 사업의 진행 현황을 공시했다. 두 사업은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공사 지연과 정산 문제, 손실 가능성 등이 얽혀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해외 수주 실적뿐 아니라 기존 프로젝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느냐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UAE 아인두바이…손실 가능성 회계에 먼저 반영

아인두바이는 두바이 블루워터 아일랜드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발주처로부터 공기 지연과 하자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받았으며 현재 중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건설이 중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손실 가능성을 재무제표에 먼저 반영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높고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충당부채를 인식했다”고 밝혔다. 충당부채는 미래 비용 발생 가능성이 높고 금액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을 때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항목으로, 단순히 분쟁이 진행 중이라는 수준을 넘어 일정 수준의 재무 부담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현대건설은 충당부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손실 규모는 향후 중재 결과와 손해배상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외 플랜트나 초대형 건축 프로젝트는 설계 변경과 공기 지연, 하자보수, 발주처와의 정산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리비아 발전소는 20년째 진행…공사 끝나도 회수 과제

리비아 사업은 현대건설이 가장 오랫동안 수행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리비아에서 알칼리즈 화력발전소와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칼리즈 발전소는 2007년 12월, 트리폴리 웨스트 발전소는 2010년 7월 각각 착공했으며 분기보고서상 완공 예정일은 모두 2026년 6월 30일로 기재돼 있다.

착공 시점을 고려하면 알칼리즈 발전소는 약 19년, 트리폴리 웨스트 발전소는 약 16년 만에 준공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해외 발전 플랜트 사업과 비교해도 상당히 긴 공사 기간이다.

장기화의 가장 큰 원인은 리비아의 정치·치안 불안이다. 2011년 내전 이후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공사가 반복적으로 중단됐고 현장 운영과 발주처의 지급 능력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사 기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산과 대금 회수까지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공사가 길어진 만큼 채권 회수 문제도 남아 있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장기미수채권은 3994억원이며, 별도 기준으로도 624억원이 장기미수채권으로 분류돼 있다. 장기미수채권은 단기간 내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의미하는 만큼 향후 현지 사업 정상화와 발주처의 지급 능력이 회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외 리스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해외 사업에서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국제 정세와 치안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큰 사업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상태다. 이는 과거와 같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해외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 발생한 리스크는 신규 수주 전략만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아인두바이 프로젝트는 중재 결과에 따라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리비아 발전소 역시 공사 완료 이후 최종 정산과 미수금 회수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외 사업은 수주 규모가 클수록 실적 기여도도 크지만 분쟁이나 공사 지연이 발생하면 손실 역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현대건설의 해외 사업 성과를 판단할 때 신규 수주 규모뿐 아니라 기존 장기 프로젝트의 마무리 과정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UAE 손해배상 중재 결과와 리비아 발전소 준공 이후 채권 회수 여부는 향후 해외 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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