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9월 발행한 제22회 무보증사채 금리가 6.11%를 기록하면서 조달 여건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줄곧 7%대를 웃돌던 회사채 금리가 1%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해 초 이뤄진 이마트 완전자회사 편입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회사채 조달금리는 최근 2년간 건설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에 속했다. 2024년 발행한 제17~19회 무보증사채 금리는 7.10~7.78%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발행한 제19-1회와 제19-2회 사채 금리는 각각 7.25%, 7.3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발행한 제22회 무보증사채 금리는 6.11%로 낮아졌다. 수치상으로는 1%포인트 이상 하락한 셈이다. 신용등급 변화가 없었던 만큼 시장에서는 2025년 2월 이마트 100% 자회사 편입 효과가 조달금리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2024년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과 공개매수를 거쳐 2025년 2월 4일 이마트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그룹 공사 비중 확대와 자금보충 약정 등 계열 지원 체계가 강화됐다.
다만 조달금리 하락을 편입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2회 회사채가 발행된 시기는 채권시장 전반의 조달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던 시점과 맞물린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3.50%였던 기준금리를 2.50%까지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하락했고, 회사채 시장에서는 우량물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
실제 AA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30bp대까지 축소됐고 기관투자가 자금도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됐다. 금리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사례도 잇따랐다. 기업 전반의 조달 환경이 개선된 시기였던 셈이다.
무엇보다 신세계건설의 신용도에는 아직 뚜렷한 변화가 없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A-,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A2-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A·A2 등급에서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된 이후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이마트가 회사채나 차입금에 대해 직접 지급보증을 제공한 구조도 아니다.
편입 직후 발행한 제21회 무보증사채 금리가 7.10%였다는 점도 시장 환경 영향에 무게를 싣는다. 만약 완전자회사 편입이 신용도 개선으로 직결됐다면 편입 직후부터 조달금리가 낮아졌어야 하지만 실제 금리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와 채권시장 회복이 본격화된 이후 나타났다.
재무지표 역시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신세계건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2966억원으로 67% 확대됐다. PF 관련 매출채권 손상에 따른 대손상각비가 전년보다 1275억원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209.5%에서 493.9%로 급등했고 총차입금은 6965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렇다고 편입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효과는 신용도보다 사업 구조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건설 매출 가운데 그룹공사 비중은 32%에서 41%로 확대됐고 특수관계자 대상 건설수익은 3024억원에서 4468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스타필드 청라(2151억원), 신세계(1248억원), 스타필드 창원(140억원) 등이 주요 매출처로 자리 잡았다.
자금 조달 구조도 달라졌다. 신세계프라퍼티로부터 920억원 규모 자금보충 약정을 확보했고 공사대금채권 신탁을 기반으로 5000억원 규모 장기차입금을 조달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가능해진 계열 지원 효과라고 평가한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되는 편입 효과는 신용등급 개선보다 수주 확대와 유동성 안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향후 회사채 차환 발행 금리와 신용등급 변화가 이마트 편입 효과를 판단할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편입 효과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는 신용등급 개선보다는 수주 기반 확대와 유동성 안정 쪽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차환 발행에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거나 신용등급 상향으로 연결될 경우 시장이 편입 효과를 본격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