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억원 유상증자로 사모사채·군포 트리아츠 대위변제 추진
자구계획 차질 땐 9월 유동성 압박…10월 말 현금 -612억원 전망

SK디앤디가 136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증자가 무산될 경우 오는 10월 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직접 제시하면서 하반기 유동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당장 9월 만기 사모사채를 상환하고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관련 연대보증 의무를 이행하려면 외부 자금 조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이번 유상증자로 총 1367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군포 트리아츠 중도금 대출 대위변제와 사모사채 상환 등에 사용된다. 회사는 사모사채 디폴트 위험을 막기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구주주 청약 결과에 따라 실제 조달 규모가 달라질 경우 유동성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유증 무산 땐 10월 현금 -612억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유상증자 성사 여부에 따라 현금흐름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SK디앤디는 8~9월 예정된 자구계획 5건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기말 현금이 215억원에서 최대 -1242억원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와 함께 주식담보대출 820억원과 사업장 유동화대출 500억원이 실행돼야 9월 만기 사모사채를 상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구계획과 신규 차입, 유상증자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차질이 생기면 하반기 자금 운용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자구계획과 함께 총 189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군포 트리아츠 대위변제와 사모사채 상환 등을 마친 뒤 10월 말 현금을 약 755억원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증자가 무산될 경우 10월 말 현금은 -612억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군포 트리아츠 연대보증 의무와 사모사채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구주주 청약이 부진해 조달액이 목표치를 밑도는 경우에도 같은 위험이 남을 수 있다.
군포 트리아츠 대위변제가 유동성 압박 키워
유상증자의 핵심 배경은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사업장이다. 비주택 경기 침체와 잔금대출 전환 지연으로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 연체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SK디앤디의 연대보증 의무가 현실화됐다. 현재 중도금 대출 잔액은 2105억원이며, 약정 비율 50%를 적용할 경우 SK디앤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1053억원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 가운데 약 747억원을 우선 대위변제에 사용할 계획이다.
군포 트리아츠 PF 재구조화도 추진하고 있지만 입주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현금 유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중도금 대위변제 이후에도 본PF와 연계된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이천 백사면 물류센터 자금보충약정 등 다른 사업장의 신용보강 부담도 함께 존재한다. 투자부동산과 관계기업 지분 등을 담보로 제공한 규모는 총 1조5603억원에 달해, 특정 사업장의 부진이 다른 자금 조달 여력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발채무가 실제 현금 유출로 전환
이번 유상증자는 그동안 잠재적 위험으로 분류됐던 우발채무가 실제 현금 유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군포 트리아츠 중도금 연대보증은 과거에는 수분양자들의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만 부담이 발생하는 조건부 위험에 가까웠다. 그러나 잔금대출 전환이 지연되고 중도금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되면서 연대보증이 대위변제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SK디앤디가 직접 현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는 단순히 장부상 우발채무가 늘어난 수준과는 다르다. 실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전자금 확보 여력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군포 트리아츠 사업장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수록 추가 대위변제 가능성과 금융비용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 하락에 추가 EOD 가능성도
재무 부담은 신용등급에도 반영됐다. 올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SK디앤디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유동성 대응 능력과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이다. 회사는 신용등급이 더 내려갈 경우 일부 차입금에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한이익상실이 현실화되면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차입금까지 조기 상환 압박을 받을 수 있어 현재의 유동성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단순한 투자재원 확보가 아니라 하반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한 긴급 자금 조달로 보고 있다. 특히 유상증자 무산 시 디폴트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한 만큼 구주주 청약 성적과 군포 트리아츠 사업 정상화 여부가 향후 재무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증자에 성공하더라도 군포 트리아츠의 입주와 잔금 회수가 지연되면 재무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어, 단기 자금 조달 이후의 사업 정상화 속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