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적체와 청약 위축이 이어지는 지방 주택시장서 1250가구 계약 마감
최고 61.25대 1 청약 경쟁률 기록…정당계약·예비당첨 단계서 99% 소진
태영건설, 흥행 분위기 이어 하반기 창원 복합행정타운 2000가구 공급 추진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태영건설이 경남 창원에서 공급한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이 분양 개시 약 두 달 만에 전 가구 계약을 마쳤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높더라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준공 이후까지 미분양이 남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완판이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이 지방 신규 사업을 줄이고 분양 일정을 미루는 상황에서 1250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단기간에 계약을 끝냈다는 점에서 태영건설의 지역 사업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가 동시에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청약 업계에 다르면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은 최근 진행한 무순위 청약을 통해 일부 잔여 가구의 계약까지 완료했다. 지난 5월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지 약 두 달 만이다. 앞서 1순위 청약에서는 최고 61.25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고,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 단계에서 이미 99%의 계약률을 확보했다. 청약 성적뿐 아니라 실제 계약 전환율까지 높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초기 관심을 넘어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계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 분양은 청약보다 계약이 어렵다
이번 완판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지방 분양시장의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 주택시장은 공급 누적과 인구 감소, 기존 주택가격 조정, 높은 대출금리 등이 겹치며 청약과 계약 모두 위축돼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자가 모집 가구 수에 미치지 못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고,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사업장도 계약 과정에서 이탈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률이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금융비용과 사업비 부담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지방 대단지는 사업 규모가 큰 만큼 분양이 지연될 때 건설사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진다.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지면 프로젝트파이낸싱 상환과 공사비 회수 일정도 함께 밀릴 수 있고, 할인분양이나 계약조건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1250가구가 두 달 만에 모두 계약을 마쳤다는 것은 태영건설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분양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의미가 있다.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은 마산합포구에서 약 5년 만에 공급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는 희소성을 앞세웠다.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던 지역에서 대규모 브랜드 단지가 등장하면서 교체 수요와 신축 선호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앞 무학초등학교를 비롯해 병설유치원과 마산중·마산고가 가까운 교육환경, 무학산과 추산근린공원, 일부 가구의 마산항 조망 등 입지적 요소도 계약률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14종 커뮤니티보다 더 컸던 ‘지역 신뢰’
상품 차별화도 완판에 영향을 줬다. 단지에는 최신 개봉작을 상영하는 프라이빗 영화관을 비롯해 피트니스센터와 실내 스크린 테니스장, 실내 골프연습장, 사우나, 뮤직 스튜디오, 카페형 도서관, 맘스클럽, 키즈플레이 공간, 코인세탁소, 카케어존 등 14종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지방 아파트에서는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시설을 대단지 규모에 맞춰 구성하면서 주변 기존 아파트와의 상품 격차를 분명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번 흥행을 단순히 커뮤니티 시설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태영건설은 마산 메트로시티 1·2단지와 메트로시티 석전, 창원 유니시티 등 창원·마산권의 대규모 주거사업에 참여해 왔다. 지역 수요자에게 익숙한 ‘메트로시티’ 명칭과 데시앙 브랜드, 과거 사업 수행 경험이 결합되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시장이 좋을 때는 입지와 가격만으로도 계약이 이뤄질 수 있지만 시장이 침체할수록 수요자들은 시공사의 준공 경험과 브랜드 신뢰, 향후 단지 관리까지 더 신중하게 따지는 경향을 보인다.
태영건설 입장에서도 이번 완판은 단순한 분양 실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방 사업장은 수도권보다 분양 성적의 변동성이 크고, 한 사업장의 미분양이 장기간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반대로 초기 계약률을 빠르게 끌어올리면 공사 진행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안정시키고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의 조기 완판은 지방 사업에서도 입지와 상품, 지역 기반이 맞물리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태영건설이 향후 창원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음 시험대는 2000가구 복합행정타운
태영건설은 이번 흥행을 바탕으로 하반기 창원 자족형 복합행정타운에서 대우건설과 함께 약 2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마산회원구 회성동 일원 약 71만㎡ 부지에 행정과 주거, 업무, 문화·복지 기능을 집약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마산회원구청과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마산회원소방서, 한국전력 마산지사 등 14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예정돼 있고, 소방안전복합체험관과 장애인복지관, 유치원과 초등학교, 공원 등 생활 기반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전체 공동주택 계획은 5930가구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3650가구다. 공공기관 이전과 기반시설 조성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새로운 행정·주거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공급 규모가 큰 만큼 시장의 흡수력이 충분한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은 기존 생활권 안에서 신축 대단지 희소성을 앞세웠지만, 복합행정타운 사업은 새로 조성되는 도시의 미래 가치와 기관 이전 일정, 대규모 공급 물량을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의 완판은 태영건설이 지방 분양시장 침체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미라기보다, 열악한 시장에서도 지역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사업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례에 가깝다. 지방 분양시장은 여전히 미분양과 계약 지연 위험이 크고, 개별 사업장의 입지와 가격, 공급 시기 등에 따라 성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태영건설이 이번 완판을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으려면 하반기 복합행정타운에서도 적정 분양가와 상품 구성, 공급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청약 경쟁률보다 실제 계약률과 계약 완료 속도가 사업성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며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은 지역 내 브랜드 인지도와 대단지 희소성, 상품 차별화가 맞물린 사례지만 후속 사업은 공급 규모와 신규 택지라는 조건이 다른 만큼 태영건설의 진짜 시험대는 하반기 복합행정타운 분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