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균 분양가 1년 새 1억원 넘게 상승
동탄·기흥 규제지역 재지정에 대출 부담까지 확대
반도체 산업단지 인접 비규제 지역 대안으로 부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경기도 아파트 분양시장의 진입 문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분양가는 처음으로 8억5000만원을 넘어섰고, 정부는 동탄과 용인 기흥구 등 일부 지역을 다시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분양가는 오르고 대출은 어려워지는 이중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경기도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17만원이다. 국민평형으로 환산하면 약 8억558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1478만원 상승했다. 인천 역시 같은 기간 국민평형 기준 평균 분양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분양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초기 자금 규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특히 분양가격 상승 속도는 전국 평균을 웃돈다. 공사비 인상과 토지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는 이제 8억~9억원대 가격이 일반적인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분양가 자체보다 자금 조달 능력이 청약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분양가만 오른 게 아니다…규제까지 겹쳤다
가격 부담에 더해 금융 규제도 강화됐다.
정부는 최근 동탄과 용인 기흥구, 구리시 등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재지정했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청약과 세제 규제도 함께 강화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분양가라도 실제 마련해야 하는 자기자본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시장은 단순히 “얼마에 분양하느냐”보다 “얼마를 빌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8억원대 아파트라도 규제 여부에 따라 자금조달 계획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향하는 곳은 ‘비규제 반세권’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곳이 반도체 산업단지와 가까우면서도 규제를 받지 않는 이른바 ‘비규제 반세권’이다.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배후 지역과 용인 처인구, 안성, 오산, 이천 등은 대표적인 반세권으로 꼽힌다. 특히 용인은 기흥구만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처인구는 여전히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다. 동일 생활권에서도 규제 여부가 갈리면서 상대적으로 금융 규제가 덜한 지역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은 장기간 투자와 고용이 이어지는 산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협력업체와 관련 종사자들의 주거 수요도 함께 발생하는 만큼 배후 주거지의 실수요 기반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규제를 피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주택시장은 공급 규모와 교통 여건, 생활 인프라, 향후 입주 물량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싼 곳’보다 ‘부담이 적은 곳’ 찾는 시장
최근 분양시장은 가격 경쟁보다 금융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의 가격 차이보다 대출 가능 금액과 이자 부담이 실질적인 구매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도 단순히 분양가격이 낮은 지역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고 산업 기반이 갖춰진 지역을 함께 비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브랜드나 입지보다 자금 조달 가능성이 계약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가 상승과 규제 강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산업단지 배후의 비규제지역처럼 실수요 기반이 있는 지역으로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