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이 해상 토목 기술 개발과 민간투자사업 운영 경험을 동시에 축적하며 투자개발형 건설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해상 연약지반 개량 기술 연구를 완료한 데 이어 신분당선과 구리포천고속도로, 천마산터널 등 국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참여하며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역량까지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건설업계는 단순 도급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투자와 개발, 운영을 아우르는 사업모델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형 인프라 사업일수록 시공 능력뿐 아니라 금융 조달과 사업관리, 운영 경험까지 요구되면서 건설사의 역할도 다변화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술력 확보와 투자개발 경험 축적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11일 대우건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자체 연구개발 과제인 ‘해상 DCM(Deep Cement Mixing) 성능개선 연구’를 지난해 완료했다. DCM은 시멘트계 고화재를 지반에 혼합해 연약지반 강도를 높이는 공법으로 항만과 매립지, 해상풍력, 해상공항 등 대형 해양 인프라 사업에서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지반개량 기술이다.
해상 토목 사업은 일반 육상 공사와 달리 연약지반 처리와 침하 관리, 구조물 안정성 확보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특히 대규모 해상 매립이 수반되는 사업의 경우 지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사기간과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연구개발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해상풍력과 항만, 해상공항 등 대형 해양 인프라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술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우건설은 현재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처리가 핵심 기술 과제로 꼽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 토목 프로젝트 중 하나다. 보고서에는 특정 사업을 겨냥한 연구라는 언급은 없지만 해상 DCM 연구가 향후 대형 해상 인프라 사업 수행 역량 강화 차원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력 확보와 함께 투자개발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신분당선과 구리포천고속도로, 천마산터널, 창원평성산업단지 등 주요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풋옵션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 시공사가 아닌 사업 참여자로서 투자 구조 설계와 운영 단계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분당선은 국내 대표 민자 철도사업으로 꼽힌다. 수도권 남부와 강남권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민간투자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구리포천고속도로 역시 수도권 동북부 교통 여건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천마산터널 또한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민간투자사업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 참여 경험이 단순 시공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은 공사를 수행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투자자 유치와 금융구조 설계, 사업 운영 안정성 확보, 장기적인 수익성 관리까지 종합 역량이 요구된다.
실제 최근 발주되는 철도와 도로, 공항, 항만 사업은 시공 능력뿐 아니라 사업관리 역량과 운영 경험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투자개발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계약잔액이 51조8902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토목과 건축, 플랜트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확보한 가운데 해상 토목 기술과 투자개발 경험까지 축적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건설사는 공사를 잘하는 회사가 경쟁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기술과 금융, 운영 능력을 함께 갖춘 기업이 유리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대우건설의 해상 DCM 연구와 민간투자사업 참여는 단순한 연구개발이나 시공 실적을 넘어 장기적인 투자개발 역량 확보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